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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송지연,「차이들의 우주적 네트워크 - 2000년대 한국소설의 패러다임」

두괴즐 2011. 7. 28. 18:10

* 박민규 읽기: 2차 발제


송지연,「차이들의 우주적 네트워크 - 2000년대 한국소설의 패러다임」, 한국문학이론과 비평 제41집, 2008.12, page(s): 3-500.



0. 요약


 송지연은 “현재의 새로움이 과거의 새로움과 어떠한 차이로 벌어져 있는지. 그 가운데 현재의 새로움과 과거의 새로움이 어떠한 닮음으로 엮여 있는지, 그 자장(磁場)을 살펴보는 작업이야말로 2000년대가 추구하는 문예 패러다임을 궁구해내는 독법”(420)일 것이라고 보면서, ‘수사학’을 그 도구로 삼는다.

 송지연은 박민규(와 김애란)의 소설에서 보여주는 상상력이 “의미와 의미 간의 과감한 연결, 이를테면 은유의 방식으로 서로 전혀 다른 것들 간의 조화를 꾀하는 서술 곳곳에는 타자와 소통하는 윤리 감각이 드러나 있다”(422)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박민규의 소설은 자본주의의 거대한 경쟁 속에서 개인들이 느끼는 패배감과 소외감을 다루고 궁극적으로는 그 보편적 절망을 극복하여 인간답게 사는 방법을 찾으려는 정신적 모험”(423)이라고 규정한다.

 송지연은 “박민규의 소설은 이제껏 현실 역사에서 화해하지 못했던 온갖 것들 간의 비유적 접목을 통해 대립적인 개념과 개념, 상상과 상상, 가치와 가치 사이의 인력과 척력이 팽팽하게 작용하는 순간을 서사적으로 확장함으로써 새로운 경지의 내러티브를 보여준다”(423)며 극찬을 한다.


 근대를 대표하는 견고한 이분법은 너와 내가 다름을 가리킨다. 문제는 다름을 이해하기보다는 다름을 억압하는 것이었다. ‘다름’이 인간과 인간 사이, 또는 지역과 지역 사이, 그 외에도 많은 차이들의 틈새에서 피어나는 간격의 문제라면, 김애란과 박민규의 언어는 그 간격에 다리를 놓고 분리되어 있던 타자에게 말을 건다. (424)


 박민규의 언어는 ‘서로 성질이 다른 것들’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를 구현한다. 송지연은 “박민규 소설의 전체를 지배하는 정신은 은유 또는 알레고리”인데 “그것에 살을 붙이는 과정에서 다양한 개체들이 작가의 고유한 감각에 의해 ‘배열’되고 ‘결합’하는 것”(441)을 ‘환유적 은유’라고 부른다.

 송지연은 “80년대의 거대서사와 90년대의 미시적 일상성으로 대별되던 문단의 이분법을 가로지르고 또 넘어서는 2000년대 한국 소설은 그 조각 난 세계의 연결에 가닿는다.”(444)고 말하면서 이를 대표하는 박민규와 김애란을 이렇게 정리하면서 글을 마친다.


 김애란과 박민규의 수사학은 ‘연결의 상상력’과 ‘메타포의 에너지’를 발화 곳곳에 심어 놓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언어와 언어, 이미지와 이미지 간의 충격과 화해를 유도한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텍스트 안팎의 자아와 타자사이에서 벌어져온 갈등과 부조리를 소통과 상생의 경지로 승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445)



※ 나의 생각


 송지연은 ‘은유’의 속성을 박민규의 작품 세계에서 발굴하고, 그 속에서 지향되고 있는 타자의 윤리를 수사학적으로 고찰했다. 그녀는 근대의 이분법과 포스트 모던의 해체를 넘어 다시 ‘총체성’을 지향하는 것으로 박민규의 작품을 위치 지운다. 나도 박민규의 작품이 이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러한 지향이 작품 세계 속에서 어떻게 구체화되고 맥락화 되고 있는지/ 그리고 또 한계 지점은 무엇인지를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지향한다고 곧바로 성공에 이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내용의 구체적인 분석과 함께 논의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송지연,「차이들의 우주적 네트워크 - 2000년.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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