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 리쌍 7집 - AsuRa BalBalTa [2011]
* 출처: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23222&bigcateidx=1&subcateidx=3&mrbs=1&history=1
리쌍(Leessang) Asura Balbalta 2011 리쌍의 음악은 2009년 작 < Hexagonal >부터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기 시작한다. 힙합이 인디와 손을 잡은 것이다. 앨범 크레디트에 장기하와 얼굴들, 루시드 폴(Lucid Fall), 캐스커(Casker), 김바다 등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무한한 섭외력에 감탄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초대 뮤지션의 문법을 유지하는 개방성도 엿보였다. 장기하와 얼굴들 특유의 보컬과 복고적인 코러스를 그대로 재현했고, 루시드 폴은 은은한 보사노바 곡을 선물했다. 초청된 아티스트의 본래 스타일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하의 경우에는 자신의 앨범에 새롭게 편곡한 '우리 지금 만나'를 수록하는 시도도 가능했다.
고로 이번 앨범은 < Hexagonal >에서 꾀했던 인디와의 연대전선이 즉흥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피력한다. 이제는 인디 뮤지션이라는 직함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10cm와 국카스텐을 끌어들였고, 어쿠스틱한 질감을 다루는 쪽에 장인들인 강산에와 하림을 초빙했다. 무게감에 있어서는 올해가 더 세다.
힙합이라는 기본 형체에 피쳐링 아티스트의 독특한 물감으로 도색하는 작업은 일견 다채로워보인다. 'TV를 껐네'에서의 은근한 섹시 코드는 10cm의 능구렁이 심보를 위해 이미 마련되었던 것처럼 보이고, '격산타우'의 모럴 해저드는 하현우의 사이키델릭한 보컬과 맞물려 시너지효과를 낸다. 리쌍의 아끼는 후배이자 무브먼트 크루인 비지(Bizzy)를 응원하는 목소리는 강산에의 털털한 “아직 뜨겁잖아”라는 말 한마디로 방점을 찍는다. 이쯤 되면 앨범 내에서 리쌍의 입지는 무엇이냐고 반문할 정도다.
이처럼 백화점식 구성으로 들을 거리를 풍부하게 준비하고 있지만, 이들이 전략적으로 내세우는 곡은 '나란 놈은 답은 너다'다. 그동안 리쌍이 대중과 소통했던 곡들은 단연 사랑노래였던 것을 상기하자면 예측 가능한 선택이다. 일련의 궤적대로 안정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하림의 월드뮤직은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
이 지점에서 인디 뮤지션을 포용한 이유에 질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사실 주요 타이틀곡을 제외하고 < Hexagonal >에서 '부서진 동네', 'Journey', 'Dying freedom'은 완전히 기억 속에서 사장됐고, '죽기 전까지 날아야 하는 새'와 '격산타우' 역시 곡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하 열풍만이 '우리 지금 만나'를 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에 반쪽인 성공밖에 될 수 없다. “게으르게 했던 음악이 요즘 너무 재밌다”는 개리의 말처럼 순수하게 음악 욕심으로 융합을 한 사례는 분명 의미 있는 작업이다. 사실 이른바 “헝그리 정신”이 이들 음악의 지나친 핵심 요소였던 과거에 비해서도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 구도의 정점에 이제는 슬픈 로망스가 차지하게 되었고, 구도가 고착화되면서 힙합의 색다른 면을 보여주겠다는 좋은 취지는 극대화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에 놓이게 되었다.
리쌍이 선봉이 되어서 힙합이 다시금 주류에서 조명 받고 있는 현재의 모습은 반길 만하다.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의 전역과 여러 기대작들이 대기하고 있는 올해 하반기는 분명 작금의 고요함을 반전시킬 수 있는 터닝 포인트다. 리쌍의 경우는 힙합의 마이너적인 요소와 좀 더 폭넓은 대중과의 접점을 발라드 성향의 멜로디와 결합하는 공식으로 해답을 찾은 듯하다. 물론 결정타는 무한도전의 '무리수'와 런닝맨의 '직진개리'였겠지만 말이다.
-수록곡-
1. 나란 놈은 답은 너다 (Prologue)
2. 나란 놈은 답은 너다 (feat. 하림)
3. TV를 껐네... (feat. t윤미래, 권정열 of 10cm)
4. Serenade (feat. 개코 of Dynamic Duo, Windy City)
5. 회상 (feat. 백지영)
6.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feat. 정인)
7. 죽기 전까지 날아야 하는 새 (To. Bizzy) (feat. 강산에, Bizzy)
8. Asura balbalta
9. 격산타우 (feat. 국카스텐)
10. 강남 사짜 (feat. PoBi)
11. Am I? (feat. Bizzy, B-Free)
12. 독기
13. Grand final (Planet Shiver Mix)2011/08 홍혁의 (hyukeui1@nate.com)
* 출처: http://music.naver.com/todayMusic/index.nhn?startDate=20110908
<선정의 변> 9월 2주, 이 주의 발견 - 리쌍 [AsuRa BalBalTa]
리쌍의 음악은 리쌍만의 공식을 가진 그룹이다. 진중하게 무게를 잡아주는 길의 보컬과 개리의 날렵하면서도 한이 묻어나는 랩은 그들의 트레이드마크다. 하지만 그러한 공식에만 안주했다면, 리쌍은 지금까지 사랑받지 못했을 것이다. 화려하지 않은 그들의 음악처럼 그들의 진화 역시 화려하지 않게 조금씩 진행되어왔다. 무엇이 좋아졌는지 선뜻 인지해 내기가 어려울 만큼 앨범이 한 장 한 장 쌓일수록 그들의 음반은 '무엇'인가가 좋아졌다. 그리고 이번 앨범의 그 '무엇'은 '구성에 대한 스킬'이다. 이번 앨범에서 그들이 실행한 실험들은 파격적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리쌍의 음악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 내려져 있다. 리쌍은 서로 조합해내기 어려운 소스들을 듣기 쉽게 구성하기 위해, 더더욱 단단하고 치밀한 구성이 필요했을 작업들을 해냈다. 덕분에 그들은 이 앨범에서 음악에 깊이를 더하면서도 거부감을 제거하고 듣기 쉬운 음악으로 조립해 내는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이호영>선정작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던 다른 때와 달리 이번 선정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대중음악상 선정위와 네티즌 선정위의 의견이 달랐고, 각자의 호불호가 엇갈렸다. 하지만 모두가 보편적으로 인정한 것이 이 앨범이다. 혹자는 이러한 보편성을 문제 삼기도 하지만, 그 익숙함 속에서 보여주는 지속적인 변화와 시도, 그리고 진솔함이 마음을 움직인다. 굳이 길게 말하지 않아도, 리쌍이 그들의 이름에 걸맞은 앨범을 가지고 돌아왔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반갑게 그들을 맞이할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오늘의 뮤직 네티즌 선정위원 신인모>
<뮤지션 소개> 리쌍
77년생 동갑내기 길과 개리로 구성된 '리쌍'의 역사는 1998년에 결성된 '허니패밀리'로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허니패밀리' 이전에 '엑스틴'이라는 그룹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으며, 1998년 '허니패밀리'로 새 단장을 한 후 1999년 [남자 이야기]로 화려하게 데뷔하였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를 샘플링한 '남자 이야기'의 성공은 힙합이라는 장르가 대중적으로 생소하던 시절에 거둔 쾌거였고, 덕분에 리쌍을 얘기함에 있어 '허니패밀리'는 그들의 뿌리와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허니패밀리' 시절, 이들은 같은 '허니패밀리'의 멤버였던 디기리와 함께 '리쌈트리오'라는 그룹을 결성한다. 하지만 이 그룹은 프로젝트성에서 더 이상 발전되지 못하고 길과 개리만 남아 리쌍을 만든다. 그리고 2002년 대망의 1집 [Leessang Of Honey Family]를 발표한다. 리쌍의 데뷔 앨범은 개리의 가사마냥 생각보다 잘됐다. 정인이 피처링했던 'Rush'가 큰 성공을 거두며 앨범의 많은 곡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리쌍은 데뷔와 함께 '허니패밀리'의 리쌍이 아닌 리쌍 그 자체로 대중들에게 인정을 받았고, 사람들은 그들의 된장 냄새나는 힙합에 여전한 지지와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 리뷰> 리쌍.. 진화가 주는 즐거움
<네티즌 리뷰> 진솔한 사운드에 실어낸 두 청년의 자서전
리쌍 [AsuRa BalBalTa]에 대한 평점, 그리고 40자평
서정민갑(대중음악상) | 8 | 좋은 뮤지션을 찾아내는 것도 능력, 적시적소에 배치하는 것도 능력 |
차우진(대중음악상) | 8 | 다양한 스펙트럼의 참여진을 일관되게 조율한다. 영리하고 성실한 앨범. |
이광훈(대중음악상) | 7 | 예능으로 익숙해진 것 보다 변하지 않은 음악이 반가운 리쌍의 진솔한 두 얼굴. |
성우진(대중음악상) | 8 | 리쌍식 무한도전!... 불쑥 들이대지만 완곡하게 이해되는 절묘한 매력, 무엇보다 기획의 승리 |
이호영(대중음악상) | 8 | '리쌍'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하고 싶은 시도들을 '적절한 조율'을 통해 발현. |
김정호(네티즌) | 8 | 이토록 화려한 피쳐링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건 한수위의 감각, 그리고 폼잡지 않는 매력 |
김동인(네티즌) | 6 | 학습하기 편리한 친절함에 실망하려던 찰나, 몇몇 솔직한 울림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
신인모(네티즌) | 8 | 다양성과 깊이,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은 채 보여주는 리쌍 특유의 서정적 힙합의 진수. |
유성은(네티즌) | 6 | 크게 변함없이 해오던 대로 한 것 같은데, 이 뜨거운 대중의 반응의 이유는 뭐지? |
박이슬(네티즌) | 7 | 두 남자의 걸쭉함이 묻어있는 앨범. 잘 레코딩된 소리는 듣는 재미를 더해준다. |
** 두괴즐
리쌍의 신보가 연일 뜨겁습니다. 저로서는 조금 의아하기도 한데, 역시 예능의 힘이 대단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는 폭발적인 대중적 관심에 대한 한 이유 중 하나겠지요.
저도 차우진 씨의 말처럼 이번 앨범이 "영리하고 성실한 앨범"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리쌍에게 기대할 수 있는 음악 그 이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정도는 리쌍의 역량을 고려해 볼 때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수준 아닐까요? 기대한 만큼 나왔지만 기대 이상의 앨범은 아니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여하튼,
리쌍의 본 앨범은 버벌진트의 신보와 Jay-Z와 Kanye West의 합작앨범 <Watch the Throne>와 함께 이번 달 저를 즐겁게 해줄 힙합 앨범임은 틀림이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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