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http://100beat.hani.co.kr/archives/16217
재미동포 조휴일의 1인 밴드 ‘검정치마’ 2집이 발매되기 하루 전인 7월 12일, 트위터에선 기대평이 넘쳐났다. 다음날 초판 5000장이 눈 깜짝할 새 나갔다.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교보문고, 한터 등 음반판매 주간차트 1~2위에 올랐다. 7월 15일 열린 2집 발매 기자간담회에선 기자 20여명이 북적댔다. 2008년 미국에서 만들어 온 1집 [201]을 아무도 모르게 내놓았을 때와는 천양지차다. 2010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음반으로 선정된 1집은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검정치마를 단숨에 ‘록스타’로 만들었다. “깜짝 놀랐어요. 2집을 기다리시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으리라곤 생각도 못했거든요. 속으로는 ‘1000장이나 팔릴까?’ 했어요.” 지난 7월 16일 서울 홍대 앞 한 카페에서 만난 조휴일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게 이번 2집은 “대중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내키는 대로 만든 앨범”이기 때문이다. 2010년 4월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1집 활동을 마무리하고 새 앨범 작업을 하러 미국으로 돌아가기 2~3주 전, 그는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였다. 조휴일은 충동적으로 클래식 기타를 하나 샀다. 중학생 때 아버지한테서 클래식 기타로 C 코드 잡는 법을 배운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음악을 처음 시작하던 당시로 돌아가고 싶었나 봐요.” 집에서 클래식 기타를 뚱땅거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곡이 나왔다. 한국 활동 1년여 동안 겪은 희로애락을 노랫말로 담아냈다. ‘자기치유’의 노래에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 어느덧 앨범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 됐다. 2집에 앞서 그해 여름께 사이드 프로젝트 앨범을 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후반작업이 말 못할 사정으로 늦춰져 결국 이번에 2집 음반으로 내게 됐다. 이번 앨범은 어쿠스틱 기타를 바탕으로 한 포크·팝·록이 주를 이룬다. ‘무임승차’, ‘외아들’, ‘날씨’, ‘기사도’처럼 1집의 경쾌한 분위기를 이어간 곡도 있지만, 감미로운 선율의 타이틀곡 ‘러브 샤인’, 허공을 부유하는 듯한 느낌의 ‘인터내셔널 러브송’, 컨트리풍의 ‘아침식사’, 한국 1970~80년대 포크 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젊은 우리 사랑’ 등이 앨범 전체 분위기를 이끈다. 1집처럼 처음부터 강렬하게 사로잡는 건 아니지만, 들을수록 서서히 빠져들어 나중엔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 “애당초 2집은 1집보다 훨씬 더 대중을 확 끌어당기는 스타일로 만들어볼까 했어요. 그런데 그냥 만들어본 노래들이 2집이 되면서 처음 구상과 달라졌죠. 오히려 잘된 것 같아요. 1집보다 반응이 덜할지 모르지만, 하고 싶은 음악을 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만족스러워요. 단시일에 인기 얻는 데 연연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걸 하며 길게 가는 음악인이 되고 싶거든요.” 2집 제목은 [Don't You Worry Baby I'm only Swimming](걱정하지 마 자기야, 난 그저 수영하고 있을 뿐이야)이다. 접혀서 일부만 보이는 앨범 표지를 완전히 펼치면, 바다를 순항하고 있는 듯 보이는 배 위로 금방이라도 배를 삼켜버릴 듯한 거대한 파도가 위세를 드러낸다. “딱 제 신세인 것 같아요. 지금 당장은 순조롭게 음악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언제 난파할지 모르는 처지죠. 그래도 1년에 앨범 한 장씩 꼬박꼬박 내며 ‘더 좋은 음악’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갈 겁니다. 걱정 마세요. 절대 물에 빠져 죽는 일은 없을 거예요. 전 최소한 수영은 할 줄 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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