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문학

[박민규] “가장 못생긴 작가가 쓰는 가장 못생긴 여자를 위한 선물” by. YES24 (2009.9.3)

두괴즐 2011. 7. 4. 11:26
출처 YES24 채널예스 | http://www.yes24.com/chyes/ChyesView.aspx?title=003004&cont=3772
[현장 취재][북콘서트]“가장 못생긴 작가가 쓰는 가장 못생긴 여자를 위한 선물”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모든 사랑은 오해다. 그를 사랑한다는 오해, 그는 이렇게 다르다는 오해, 그녀는 이런 여자란 오해, 그에겐 내가 전부란 오해, 그의 모든 걸 이해한다는 오해, 그녀가 더없이 아름답다는 오해, 그는 결코 변하지 않을 거란 오해, 그에게 내가 필요할 거란 오해, 그가 지금 외로울 거란 오해, 그런 그녀를 영원히 사랑할 거라는 오해...

결코 ‘사랑’이란 단어는 사용하지도 않을 것 같았다. 여자의 마음 따위는 더욱 이해할 수도 없을 것이라 짐작했던 작가였다. 기린이 된 아버지나 게임 밖으로 튀어나와 인간이 된 너구리 같은 환상적인 소설을 썼기에, 경쟁하며 살 수밖에 없는 이 사회의 틈바구니에서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바득바득 살아가는 남자들의 지난한 삶을 다룬 소설을 썼기에, 그가 남녀의 ‘사랑’을 다룬 글을 썼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모든 사랑이 ‘오해’이듯 어쩌면 나 역시 그의 작품 성향을 ‘오해’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는 썼다. 가슴 짠한 연애 소설을. 그리고 독자 앞에 나타났다. 동그란 테에 앞이 전혀 보이지 않을 것처럼 까만 선글라스를 쓰고. 무규칙이종소설가 박민규, 바로 그다.

다양한 음악과 박민규 작가, 그리고 사랑!

지난 25일 홍대 라이브 클럽 ‘타’에서 평화방송과 예스24, 위즈덤하우스가 주관한 북콘서트가 있었다. 지난봄에 가보고 여름 들어 처음 간 북콘서트인지라 간만에 본 박용환 아나운서가 친구처럼 반가웠다. 초대 가수인 크로스오버 여성 4인조 국악그룹 ‘놀이터’의 연주로 시작한 북 콘서트는 두 시간 남짓 진행되면서 그 열기가 뜨거웠다. 국악과 재즈, 웬만해선 들을 수 없었던 트로트까지 어울려 마치, 박민규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읽는 것처럼 재미있고, 환상적이며, 사랑스러운 시간이었다.

첫 손님으로 여성 4인조 국악그룹 놀이터가 나왔다. 연주를 하고 낭독도 하며 박민규 작가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라온제나>(순수한 우리의 한글로 ‘기쁜 우리’ 혹은 ‘즐거운 나’를 뜻한다)라는 독특한 이름으로 3집 앨범을 낸 놀이터는 여기저기 연주하러 다니느라 바빴단다. 북콘서트 오기 전에도 남산 국악당에서 3집 기념 연주회를 가졌다. 국악이라 어른들만 좋아할 것이라 믿었는데 어른들과 함께 온 꼬마들이 소리 지르며 춤추고 좋아해주어 앨범 제목처럼 기쁘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어 나온 박민규 작가.


이번에 펴낸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동안 예스24 블로그(http://blog.yes24.com/kirinshoof)에서 연재한 작품이었다. 온라인 연재는 처음이었고, 매일 밤마다 작은 공연을 한다는 느낌이었다. 공연하는 동안 앞에 앉은 관객들이 박수도 쳐주고 환호도 해주는 것처럼 매일매일 블로그에 찾아와 올라온 글에 댓글을 달아준 많은 분들이 있었다. 그들 덕분에 그 공연이 끝까지 잘 진행될 수 있었다. 더구나 보금자리가 바뀌어 외로웠는데 정성 어린 하나하나의 댓글들이 인간적으로 굉장한 힘이 되었다고 했다.

박민규 작가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집필할 때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생각하고 있었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니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그 반대로 힘들어하는 여자들을 위해 써보자고 마음먹었던 거다. 허나 그는 남성인 데다 원래 가진 작품들의 성향으로 봐서도 연애 소설을 쓸 사람이 아니었기에 멜로나 로맨스라는 단어만 들어도 소름이 끼쳤다. 그래서 쉽지 않은 소설이었고,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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