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 에프엑스 (f(x)) - 피노키오 [2011]
* 출처: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22879&bigcateidx=1&subcateidx=3&mrbs=1&history=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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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http://www.weiv.co.kr/review_view.html?code=album&num=2983
에프엑스(f(x))
Pinocchio
SM Entertainment, 2011
최민우 daftsounds@gmail.com | chief editor
에프엑스의 기묘한 모험
에프엑스에 대해 늘 궁금한 점 중 하나는 이 그룹이 정확히 어딜 노리고 있나 하는 것이다. 그건 아마 내가 이 세계에 정통하지 못하다는 뜻이겠지만 다른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에프엑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난해한 컨셉'이라는 말이 가끔 나오는 걸 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
다국적 멤버 구성, 화려한 외모, 준수한 가창력, 현란한 의상, 뛰어난 작곡가들을 동원해 만든 세련된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등, 일급 아이돌/걸 그룹이 갖춰야 할 모든 걸 갖추고 있음에도 에프엑스를 볼 때면 초점이 안 맞는 안경을 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겔랑(Gerlan)의 원색적인 의상과 (이제는 SM의 단골이 된) 디자인 뮤직(Dsign Music)을 비롯하여 히치하이커(지누), 스윗튠, 심지어 페퍼톤스에까지 이르는 화려한 작곡진을 등에 업고 나온 에프엑스의 신보를 듣고 나서도 여전히 시야는 좀 뿌옇다. 화보까지 탐독하고 나면 생각이 바뀔까?
첫 싱글 "피노키오 (Danger)"는 에프엑스의 지난 히트곡들인 "Chu~♡"나 "NU ABO"가 그랬듯 '소닉 아키텍트'라는 말을 쓰는 게 잘 어울리는 결과물이다. 넵튠스 시절의 켈리스(Kelis)를 떠올리게 하는 저릿저릿하고 훵키한 비트와 선명한 훅, 감각적으로 치고 빠지는 코러스의 리듬 기타가 인상에 남는다. 가사는 자우림의 "밀랍천사"의 초현실주의적 틴에이지 버전 같다. "궁금투성이의 너/꼼짝마라 너/조각조각 부셔보고/맘에 들게 널 다시 조립할거야"는 그렇다 쳐도 "머리부터 발끝까지/스캔해 징징윙윙/칼날보다 차갑게/그 껍질 벗겨내/한겹두겹 페스츄리처럼 얇게요/스며들어 틈사이 꿀처럼" 같은 부분은 거의 자동기술처럼 들린다. 그래서인지 예능에서 방긋거리던 멤버들이 똑같은 표정으로 이 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 있자면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로 잠깐 관광여행을 떠나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음반의 나머지는 "피노키오 (Danger)"만큼의 순간은 없지만 SM의 정규음반들이 종종 빠지는 들쑥날쑥함이라는 함정 또한 잘 피하고 있다. 그냥 흘려 넘길 만한 부분이 별로 없다. 전체적으로 외국 작곡가들의 결과물이 더 인상적이고 비중도 더 크며 더 '지저분'하다(이를테면 "Dangerous"와 "아이 (Love)"를 비교해 보라). 히치하이커의 "빙그르 (Sweet Witches)"를 듣다 보면 "아이스크림"이 더 나았다는 생각이 스치고 페퍼톤스가 참여한 "Stand Up!"은 작곡가의 이름을 미리 듣지 않았다면 딱히 주의를 기울였을 것 같지 않다. 스윗튠의 "아이 (Love)"를 카라가 불렀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수록곡들이 국내 뮤지션들과 엔지니어들을 통해 최종적으로 완성됐다는 걸 감안하면 어느 한쪽의 편을 들 이유는 없다.
[Pinocchio]는 빈틈없이 만들어진 일렉트로닉 팝 음반이다. 중간에 있는 두 곡의 발라드를 제외하면 시종일관 소란스럽고 흥겹게 번쩍이며 듣는 사람의 혼을 빼 놓는다. 그리고 그건 음반의 시각적 이미지와도 잘 들어맞는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이 음반이 목표 없이 떠난 여행 같다. 그건 그룹도 마찬가지다. 에프엑스는 어떤 걸 그룹도 가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길이 샛길인지 지름길인지 낭떠러지인지는 거기로 그룹을 보낸 쪽도, 그걸 지켜보고 있는 우리도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 [Pinocchio]가 현 단계에서 아이돌 시스템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모험적인 결과물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포화 상태의 걸 그룹 시장에 대한 새로운 비전인지 아니면 호사스러운 일회성 컬트인지 판단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20110421
album rating:
* 출처: http://music.naver.com/album/index.nhn?albumId=194567
※ 이 음반은 '오늘의 뮤직'의 2011년 5월 1주 '이 주의 후보작' 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선정위원들의 평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단]
김홍범- ★★ 늘 같은 수(數)만 대입하는 함수는 같은 결과물만 반복시킬 뿐.
배순탁- ★★ 'Nu 예삐오'에서 도리어 후퇴했다. 최상의 라인업이 무색한 안타까운 조합.
유정훈- ★★★ 레트로 사운드와의 조합도 의외로 잘 소화해내는 f(x)의 특별한 개성에 일단 만족.
김정위- ★★ 세련된 사운드에 아까운 유아적인 가사. 30대에게는 너무 낯부끄러운 그들의 세계.
한동윤- ★★ 격정만 추구하는 리듬, 유치한 가사로 도배된 10대 전용 놀이공원.
[오늘의 뮤직 네티즌 선정위원단]
장유정- ★★★☆ 세련되고, 새롭고, 실험적인 음악, f(x)표 음악의 향연에 빠지다.
한승범- ★★★★ 철저한 기획과 센스가 어우러진 아이돌 팝의 모범사례.
김광년- ★★★ 여전한 스타일리쉬함. 트렌드를 선도하는 이들답다.
박주혁- ★★★ 걸그룹이 낼 수 있는 극단적인 텍스트의 매력. 발라드만 없어도 좋을 뻔 했다.
** 두괴즐
에프엑스의 데뷔앨범으로, 무난한게 들을 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아주 좋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그래도 상큼한 생기가 돕니다. 기분전환용으로 종종 듣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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