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감상

[앨범리뷰] 옥상달빛 - 28 [2011]

두괴즐 2011. 6. 14. 13:07


[리뷰] 옥상달빛 - 28 [2011]


* 출처: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22940&bigcateidx=1&subcateidx=3&mrbs=1&history=1


옥상달빛
28
2011
그리스 여신 만큼이나 많다는 홍대여신들의 스타일을 잠시 스케치해보자. 여백을 채우는 어쿠스틱 악기와 예쁜 목소리, 감성적인 노랫말까지, 겉으로 보면 옥상달빛도 이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의외로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옥상달빛의 풍경처럼 그들의 음악도 낯익고 보편적이다. 이런 표준성은 거부감이 적고, 누구나 포섭할 수 있다는 경쟁력도 가지고 있다. 

옥상달빛이 전형적이라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셔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반짝거리게 하는 것에 눌러져야 한다. 이들에게 보이는 특별한 현상은 공감도 높은 가사다. '없는 게 메리트'라는 당찬 배포와 외로움을 상황제시만으로 그려낸 '똥개 훈련'에서 이 점은 분명히 캡처된다. 이들의 음악을 밝고 생동감 있게 꾸미는 것은 그것이 넋두리이든 고마움이든 빙 둘러 말하지 않는 리얼리티에 있다. (그래서 인지 '정말 고마워서 만든 노래'도 있다.) 

정규앨범은 EP < 옥탑라됴 >의 권역을 더욱 넓게 확장시켰다. 키보드, 기타, 멜로디언, 실로폰 등 단출한 악기구성은 일렉기타와 퍼커션, 브라스를 만나 더욱 촘촘해졌다. 사운드의 안정감은 곡의 완성도도 함께 높인다. 특히 앨범 반 토막 가까이 등장하는 트럼펫과 트럼본의 울림은 따뜻하고 풍성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작위적이거나 귀여움을 빼고 한번 누른 듯 한 목소리도 듣기 편하다. 여기에 다음 곡을 라디오 형식으로 소개하는 옥탑라됴도 면면히 이어져 라디오DJ 같은 친근한 이미지를 유지한다. 

옥상달빛은 너무 가볍지도,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게 음악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이것은 귀중한 감각이자 함정이 되기도 한다. 라이브 버전을 수록한 '25'와 '정말 고마워서 만든 노래'는 메시지와 직설화법의 적당한 타협으로 너무 가볍게 휘발되어 버린다. 

'Dalmoon'에서의 안정감 있는 도입을 지나면 '없는 게 메리트'에서 이들의 활기찬 매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앨범의 하이라이트와 반전은 '그래야 할 때(Strimg Ver)'가 아닐까. 현악기를 전면에 내세운 강한 전주와 드라마틱한 편곡은 원곡을 훌쩍 넘어, 달까지 흘러갈 듯 솟아오른다. 앨범 내 편차가 크기는 하지만 그들의 가능성만큼은 확실하게 증명한다. 

- 수록곡 -
1. Dalmoon 
2. 안무
3. 없는 게 메리트 
4. 보호해줘
5. 그래야 할 때
6. 25
7. 수고했어. 오늘도
8. 똥개훈련 
9. 고요한
10. 옥탑라됴2
11. 정말 고마워서 만든 노래
12. 그래야할 때 (Strimg Ver) 
2011/05 김반야(10_ban@naver.com)



* 출처: http://bo-da.net/entry/1075

옥상달빛
28 
(2011/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6.0 

지난 해 1월 EP를 내고 데뷔한 옥상달빛은 어쿠스틱 사운드를 기반으로 밝고 발랄한 노래를 들려줘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여성 포크 듀오라는 흔하지 않은 편성을 선택한 옥상달빛은 인디 신의 다른 여성 뮤지션들과는 다른 스타일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옥상달빛의 노래에는 여성적인 감성이 예민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사운드가 격렬하고 강하지도 않았다. 대신 부담 없고 자연스러운 노랫말과 정감 있고 화려하지 않은 노래를 들려줌으로써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이들이 라이브 무대에서 선보이는 만담에 가까운 콤비 개그는 관객들을 쉽게 매료시켰다. 그 결과 옥상달빛은 TV와 라디오, 페스티벌 등을 오가며 많은 이들에게 자신들의 음악을 알릴 수 있게 되었고 적지 않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팀이 되었다.

그리고 올해 봄에 출시된 옥상달빛의 첫 번째 정규앨범 역시 첫 EP에 담긴 옥상달빛 음악의 맥을 다시 잇고 있다. 모두 12곡이 수록된 앨범에서 옥상달빛은 포크 팝의 정서를 바탕으로 곱고 부드러운 노래와 발랄하고 경쾌한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다. 정제된 보컬과 단정한 사운드에 담긴 노래들은 어느 쪽이든 강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그 자연스러움은 가사에서부터 비롯된다. 이들의 음악에는 다른 대중음악에서 흔히 노래하는 사랑과 이별의 스토리가 드물다. 이들이 짧은 가사에 주로 담고 있는 것은 일상의 따뜻한 마음과 낙관적인 기대와 감사이다. 물론 EP에는 <하드코어 인생아> 같은 곡이 있기도 했지만 옥상달빛이 주로 노래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사적인 정서나 내밀한 속내가 아니라 누구나 경험하고 다짐할 만한 사연들이다. 옥상달빛은 이러한 보편적인 사연들을 현학적이지 않은 일상의 언어로 표현할 뿐만 아니라 담백하고 발랄한 톤으로 노래함으로써 인디 음악들이 가지고 있는 깊고 은밀한 정서 대신 자연스럽고 즐거운 수다 같은 노래를 만들어냈다. 첫 앨범에서 이러한 경향을 가장 대표할만한 곡이 바로 <없는 게 메리트>이다. 비싼 등록금과 높은 청년실업률 때문에 고통 받는 20대의 현실을 제대로 담고 있지 못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부족하고 가난한 현실을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어내겠다고 받아치는 모습이야말로 가장 옥상달빛다운 긍정적인 면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옥상달빛은 이처럼 발랄하고 경쾌한 노래들과 함께 곱고 부드러운 노래를 함께 담아냄으로써 자신들의 매력이 단순하지 않음을 내비치고 있다. 어쿠스틱하고 깔끔한 노래들은 자연스러운 발성의 여성 화음으로 노래하는 멜로디컬한 기타 팝으로서의 완성도를 적절하게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때 묻지 않은 젊음의 순수함을 차분하고 정감 있게 드러낸다. 하지만 폼 잡지 않고 인상 쓰지 않고 감상적이지 않게 노래하는 담담함은 서정적이면서도 차분한 느낌을 만들어 옥상달빛의 노래를 여성적인 질감에 국한되지 않게 한다. 이는 보컬은 여성적인 순수함을 갖고 있지만 가사와 사운드에서 여성성을 강조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흡사 빨강머리 앤처럼 꿈 많은 소녀 같으면서도 연약하지 않고 건강한 모습은 유쾌하고 코믹한 곡들과 함께 옥상달빛의 음악을 다른 여성 뮤지션들의 음악과는 다른 질감으로 구별시킨다.

그리고 전반적으로는 어쿠스틱한 기타 팝의 사운드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영락없이 90년대의 가요의 질감을 가지고 있는 <보호해줘>나 <25>, <똥개훈련> 같은 곡은 옥상달빛의 음악을 인디 씬에 국한하지 않고 김동률, 유희열을 위시로 한 인디와 오버 사이의 지점으로 연결한다. 기타 팝의 사운드 안에 다채롭게 사운드를 쌓아가는 솜씨 역시 가요적인 맥락으로 읽는 편이 더 정확한 것처럼 보인다. 지금은 인디 신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옥상달빛의 음악은 그보다는 더 확장될 수 있는 여지를 충분히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음악적으로는 보편적인 정서를 부담 없이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음악 외적인 재미까지 만들어내는 캐릭터로서의 강점 역시 뚜렷한 옥상달빛은 현재 확장되는 음악 시장에서 팝으로 더 널리 사랑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없는 게 메리트>와 <보호해줘>를 제외하고는 이들의 활동을 강력하게 뒷받침해줄 수 있는 곡이 많다고 할 수 없다는 것, 그러니까 앨범으로서의 완성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지만 첫 앨범으로서의 개성과 재미는 충분하다. 지금보다 앞으로 더 두고 볼 일이다. (서정민갑/보다)



* 출처: http://www.weiv.co.kr/review_view.html?code=album&num=2995


옥상달빛 
28 

미러볼뮤직, 2011

우해미 staycrazynow@hotmail.com | editor


빛바랜 메리트 


옥상달빛은 직설적이다. 에두르지 않고, '이건 청춘에게 바치는 노래'임을 밝힌다. [28](2011)이라는 앨범 타이틀을 선전포고로 "없는 게 메리트"와 "25"로 청춘이야기의 정점을 찍는다. 그 청춘 이야기라는 게 뭐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다. 아직 가진 게 없으니 손해 볼 것 없고, 그러니 없는 게 메리트라는 것. 용기와 젊음이 원천이니 겁낼 필요 없다는 것. 다른 사람 발걸음에 맞출 필요 없이 꿈을 꺼내 달려보자, 라는 그 나이 때의 고민과 문제를 충실히 대변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옥상달빛의 메리트는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88만원 세대로 회자되는 20대의 감성을 노래한다는 점은 빤하고 별 흥미로울 게 없지만, 결국 이 점이 청자를 끌어들이는 매력이기도 하다. 음악을 업으로 살아가는 게 현실적으로 그리 순탄치 않았을 멤버들이, 고생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만든 첫 정규앨범은 그들의 실제가 담긴 20대를 위한 진정성 있는 위로로 인식된다. 

옥상달빛의 위로가 꽤 잘 먹히고 있다는 것은, 꽤 근사한 앨범 판매량과 비례한다. 하지만 이건 음악적 완성도와는 별개의 문제다. 소박한 악기 구성과 꾸밈없는 보컬이 메리트인 옥상달빛은, [28]에서 사운드의 변화를 시도했지만 그 효과를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옥상달빛의 정체성을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스트링과 트럼펫, 오케스트레이션을 이용해 사운드를 채우고, 한결 깔끔한 사운드를 위해 홈레코딩으로 만든 EP 앨범과는 달리 녹음실도 빌려 작업했다는 이번 앨범은 오히려 그간 쌓아온 옥상달빛만의 매력을 퇴색시킨다. 옥상에 앉아 기타 연주에 맞춰 들려주던 친구의 노래는 불필요한 멋을 낸 듯 어딘지 어색하다. 옥상달빛이 내세울 만한 장기는, 심심하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크래커 제조법이지 혀를 자극할 크래커 사이의 크림은 아니기 때문이다. 

옥상달빛의 [28] 리뷰를 작성하는 건 쉽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28]을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듣기란 쉽지 않았다는 이유 먼저 말해야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옥상달빛의 음악은 보편적 정서에 대한 노래이기도 하다. 단지 불안한 28살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나 앨범에 조금씩 다가갈수록 진하게 풍겨오는 '20대의 감성'은, 없는 게 메리트인 그 나이를 훌쩍 넘겨버린 사람의 감정을 전혀 건드리지 못했다. 공감은 감정의 질감을 변화시킨다. 상황은 감흥을 극대화한다. 이게 힘들게 시작한 이 리뷰의 결론이다.  20110526 


 album rating



* 출처: http://music.naver.com/todayMusic/index.nhn?startDate=20110512


<전문가 리뷰>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서정의 물결

<이 리뷰는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이경준님께서 작성해 주셨습니다.>

노트의 페이지가 바뀌듯, 아침과 저녁의 이동처럼 자연스러운 파도를 목격한다. 말하자면 청춘의 훌륭한 한 기록이다. [옥탑라됴]에서 뿌려놓았던 파편들이 이제 [28]에서 하나로 모여드는 현상을 본다. 가볍게 생각했던 소설의 모퉁이에서 한참 동안 서성이게 되는 것처럼, 기대하지 않았던 첫 마음을 지우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무엇보다 체온이 있는 앨범이다. 과장과 떠벌임의 홍수 속에서 그런 음반을 마주하는 일은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다.

과도한 비장함이 흉기로 돌변하는 일이 생긴다. 베테랑이 아닌 경우 더욱 그렇다. 자세는 헝클어지고 결기는 독이 된다. [28]은 그런 함정을 영리하게 벗어난 앨범이다. 자칫 들어갈 수 있었던 어깨의 힘을 뺐고, 주어진 중압감을 솔직함으로 극복했다. 어쿠스틱 사운드의 담백함이 느껴지는 독백 같은 노래들로 말이다. 그게 전부이지만 매무새를 고치지 않을 때, 오히려 주목받게 됨을 밴드는 이해한 것처럼 보인다. 27에서 28로의 전환은 숫자 하나가 추가된 것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니 EP를 애써 외면했던 사람들에게도, 이번 도약은 유심히 관찰해 볼 가치가 있다. 

우선 시야에 들어올 곡이 '없는 게 메리트'임에는 이의가 없지 않을까. '하드코어 인생아'에서 그려냈던 아름다운 찌질함은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과 흥얼거리는 유머를 통해 유쾌하게 변주되고 있다. 스물다섯의 정서와 희망을 살가운 터치로 스케치한 '25'는 어떠한가. 이미 빛바랜 추억일지도 모르지만, 어법의 발랄함 덕택에 마음이 무거워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EP의 확장판을 기대했던 팬들에게 직접적으로 소구할 '보호해줘', '수고했어, 오늘도' 같은 트랙들을 빠뜨릴 수 없다. 당연히 '똥개훈련'이 들려주는 고요함 속의 날카로움도 챙겨야 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곡마다 표정과 색채는 다르지만, 흐름이 아주 부드럽게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무언가 인위적인 냄새를 지우지 못했던 모 후보작과 비교할 때, 그것을 평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곳에서 들었다면 유치하다며 실소했을지도 모를 라디오 방송 '옥탑라됴2'에서 '정말 고마워서 만든 노래'로의 자리바꿈조차도 미소를 머금게 하는 것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열두 트랙의 움직임을 매만지며, 중간에 호흡을 끊고 싶지 않았던 까닭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체력관리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하는 무수한 앨범과는 차별화되게, [28]은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음반이다. 반짝반짝 빛나지는 않지만, 묵묵히 눈을 떼고 싶지 않았던 이유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스트링 편곡 버전의 '그래야할때'를 듣고 나니, 의구심은 확신이 되어 돌아온다. 억지로 구겨 넣은 꼬리표가 아닌 [28]을 관통하는 서정에 방점을 쿡 찍는 일발과도 같은 곡이라 하겠다. 길게 남는 여운을 만끽하다가, 문득 내가 이들의 EP에 별로 동하지 않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조금 미안해진다.

업그레이드란 단어가 스마트폰만큼이나 흔하게 사용되는 시절이지만, [28]의 약진을 두고 이 말을 쓰지 않는다면 거짓일 것이다. 어쿠스틱으로 만들어낸 유약했던 소규모 로맨스는 지금, 여기서 이렇게 확대되는 뉘앙스다. 발 빠르게 음악을 듣는 사람이라면, 2011년도 3분의 1분기의 우수 앨범 리스트에 이들의 음반을 적어 넣고 있을 것이다.


<네티즌 리뷰> 밤새 음악 시장은 안녕하십니까?

<이 리뷰는 오늘의 뮤직 네티즌 선정위원 노준영님께서 작성해 주셨습니다.>

필자는 늘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의 음악 시장은 잘 돌아가고 있는가? 과연 문제점은 없는 것인가? 물론 대중성 있는 음악을 폄하하려는 건 아니다. 대중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며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음악도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음악의 대세를 형성하는 '트렌드' 때문에 소외되는 사람이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상파 대중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가수들은 대부분 아이돌들이다. 음원 차트에서 힘을 발휘하는 가창력 있는 가수들도 많지만, 이들도 결국은 대중문화의 한 수단을 통해 수익성을 창출해내는 가수일 뿐이다. 그렇다면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음지에서 묵묵히 자신들의 음악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들은 어디에 있는가? 지금의 현실은 뚝심을 허용하지 않는 안타까운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필자는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을 들었다. 옥상 달빛의 데뷔 앨범 초도 5,000장 분량이 모두 매진됐단다. 없어서 못 판단다. 실시간 음원 차트에도 오르내리며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단다. 게다가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활동하며 팬들도 넓히고 있다고 하니 이 얼마나 기쁜 소식인가? 밤새 안녕하지 못했던 국내 음악 시장에 옥상 달빛이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세대를 넘어서는 공감대, 옥상달빛
그렇다면 이 두 여인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앨범 [28]을 들어보면 의외로 답은 간단히 나온다. 옥상 달빛이 추구하는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미니멀리즘', 최소한의 악기들과 목소리만 사용하는 간소한 구성 때문이다. 누군가는 옥상달빛의 음악을 '절간 나물밥상과 같은 간소함'이라고 표현했다. 혹시 아담한 크기를 지닌 암자에 올라 점심을 먹어본 적이 있는가? 소소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밥상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분명 이 표현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식욕을 탐하는 모습이라고는 단 한 치도 보여주지 않는 무공해 밥상, 옥상 달빛의 음악은 무소유의 미학을 가졌다. 인위적인 사운드를 철저히 배제한 가장 좋은 악기인 자신들의 목소리를 붙여 넣는다. 과거 지향적 감수성을 드러내는 어쿠스틱 사운드와 잔잔한 멜로디는 '없어 보이는 음악'을 럭셔리하게 꾸며준다. 간간히 울려 퍼지는 브라스 사운드가 지루해질 수 있는 사운드에 생기를 불어넣으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다른 한 가지 키워드는 '공감대'다. 그녀들은 장기하처럼 동시대를 살아가는 세대들의 이야기를 앙칼지게 담아냈다. 잔잔한 사운드와 아이러니한 매치를 보이는 날 선 메시지는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다. 자신들과 같은 고민을 하는 아티스트의 노래에 20대들은 가슴 깊은 울림을 느낀다. 이뿐이랴. 자식들의 문제를 고민하는 40~50대의 공감대도 자연스레 끌어낸다. 젊은 세대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픈 60~70대 베테랑들도 옥상 달빛의 노래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결국, 지극히 자연스런 과정과 함께 옥상 달빛의 음악은 세대를 넘나드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보편적인 매력이 있다는 뜻이다. 뭐 어색하게 느낄 이유는 없다. 옥상달빛이 이 음악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생각해 보면 이 정도 보편성은 당연한 인기의 이유가 되니까.

상처받은 영혼을 어루만지는 아티스트, 옥상 달빛
옥상 달빛의 음악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메시지와 함께 현실에 지친 영혼들은 또다시 거친 풍파와 싸워낼 용기를 얻는다.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누구나 해낼 수 있는 음악이 아니다. 지나치게 보편적인 음악이지만 지나치게 몸서리치게 만드는 음악이다. 이 여인들의 음악을 감상하기 위한 첫 번째 걸음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가슴 깊이 스며드는 감수성을 막아낼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옥상 달빛의 대박 행진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 이 음반은 '오늘의 뮤직'의 2011년 5월 2주 '이 주의 발견 - 국내' 로 선정되었습니다. 
선정위원들의 평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단] 
최지호- ★★★☆ 정교한 프로듀싱이 빛을 발함. EP처럼 심심하지 않음. 다 큰 조카 시집보내는 삼촌의 마음임. 
김고금평- ★★★☆ 멜로디와 리듬을 이해하고 조율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들 내면에 감춰진 감성의 용량이 얼마인지 '급' 궁금해졌다. 
이경준- ★★★ EP의 확장판이라고 쓰고 싶었지만, 사실 양적으로만 팽창한 것은 아니다. 꽤 좋다. 
김작가- ★★★★ 강속구와 변화구없이도 너끈히 삼진을 잡아내는 이들의 역량이 본색을 드러냈다. 


[오늘의 뮤직 네티즌 선정위원단] 
노준영- ★★★☆ 루저들의 가슴을 어루만지는 성장의 멜로디. 
홍재완- ★★★ 의욕은 청춘기, 짜임은 사춘기. 15세 감상가. 
이주영- ★★★★ 청순하고 새침하고 처연하고 고집스러운. 하지만 여전히 궁금한! 
성윤규- ★★★★ 겉멋 없이 솔직하고 담담하게 불러주는 게 언니들의 메리트. 




** 두괴즐


생각보다 호평이 많은 앨범인데요. 저는 그렇게 손이 자주 가지는 않더군요. 다만 '없는게 메리트'는 참 좋았습니다. ('열정노동'이라는 맥락에서 보면, 이러한 태도가 자발적 착취의 동력이 되긴 하지만) 일상과 위로도 좋지만, 다음에는 '통찰'을 기대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