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 타루 - 100 Percent Reality [2011]
* 출처: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23073&bigcateidx=1&subcateidx=3&mrbs=1&history=1
타루(Taru) 100 Percent Reality 2011 사람의 욕심은 차차 범위를 넓혀가기 마련이다. 조그만 것을 갖게 되면 더욱 큰 것을 원하게 되는 인간의 천성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본능이다. 그러다 보면 점차 자신의 능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잊은 채 결과물만을 쫓는 자신을 뒤늦게 발견하곤 한다. 당장은 그 결실이 좋게 보일지 몰라도 훗날 그 만족감은 대부분 미숙함과 부족함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변심해 버리는 것은 보통은 그런 연유에서다.
타루의 새 앨범은 딱 그런 인상이다. 일본 팝밴드 스윙잉 팝시클(Swining Popsicle)의 원조를 받아 브릴리언트 그린(The briliant Green)과 에브리 리틀 씽(Every Little Thing)의 중간점에 자신의 무늬를 새겨 넣은 데뷔작으로는 싱어송라이터로 거듭나고픈 자신의 꿈에 한참 모자랐다고 느꼈음에 틀림없다. 모든 트랙의 작사, 작곡뿐만 아니라 프로듀서의 자리에도 새겨져 있는 굳건한 이름 두자는 자신의 힘으로 대표작을 만들고자 하는 열정의 상징으로 분하고 있다.
문제는 그 의욕에서 비롯된다. 송라이팅 측면에서도, 조율 측면에서도 딱히 인상적인 면모를 감지 해내기가 어렵다. 다소 심심하게 풀어낸 가사와 나른함으로 일관하는 편곡이 < 100 Percent Reality >란 제목에 부합하는 공감대 형성을 방해하는 탓이다. 뮤지션십의 표출욕구가 앞서 나무만 보았을 뿐 숲을 보지 못한 듯한 모습이다.
트랙수를 늘리기 위해 타이틀 '여기서 끝내자'를 여러 버전으로 편곡해 4자리나 채워 넣은 것이 이러한 빈약함을 대변한다. 정석적이지만 호소력 있는 멜로디가 짙은과의 화음을 통해 대중적으로 탈바꿈하며 싱글로서의 매력을 유감없이 뿜어내지만, 교묘하게 프로모션 곡에만 본인 대신 에피톤 프로젝트가 지휘봉을 잡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선율의 힘은 물론 본인으로부터 나온 것이지만, 그 외의 수록곡들이 효율적인 프로듀싱의 부재로 그만큼의 힘을 내지 못하고 있어 능력부족을 의심케 한다. 과욕이라는 인상은 이렇게 듣는 이들을 조금씩 물들여간다.
그렇기에 음악적 스펙트럼은 먼 곳 까지 뻗어나가지 못한다. 조력자로 오랜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센티멘탈 시너리(Sentimental Scenery)를 맞아들였지만, '아이스크림가게, 팬시보이'에서 나타나는 어쿠스틱한 정서는 그동안 보여 왔던 낯익은 모습이다. '말해줘요', '내 사람' 등도 보컬에 특화시킨 곡을 만들고자 했던 의도가 보이지만, 너무 무난하게 색을 입힌 탓에 지나가는 사람의 시선을 붙들고 있기에는 버거운 인상이다. 가야할 곳의 이정표를 보지 못하고 지나쳐 헤매고 있는 것인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좀 커도 화려하고 보기 좋은 옷이 전작이었다면, 이번에 입은 옷은 핏은 좋을지언정 마감질이 시원찮고 디자인 또한 심심하게만 보인다. 음악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리얼리티를 강조하려했지만, 그것이 대수가 될 수는 없다. 사람들은 그 현실감이라는 소재로 어떤 드라마를 만들어내느냐에 관심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두 번째 수는 지향점을 잘못 잡았다. 이처럼 재미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차라리 난 공상을 택하겠다.
- 수록곡 -
1. Moment in love
2. 지금이 아니면
3. Love me
4. 여기서 끝내자(Duet with 짙은)
5. 아이스크림가게, 팬시보이
6. 이슈
7. 말해줘요.
8. 여기서 끝내자(Band ver.)
9. 내 사람
10. 여기서 끝내자(Solo ver.)
11. 여기서 끝내자(Radio ver.)2011/07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 출처: http://www.weiv.co.kr/review_view.html?code=album&num=3025
타루
100% Reality
파스텔뮤직, 2011
신호미 homey81@gmail.com | contributor
그녀는 가수다
앨범 커버에 등장하는 여인은 긴 머리에 하얀 원피스를 입고 우울한 표정으로 서 있다. 그녀가 선 곳은 벽돌로 지은 건물 안인데 마치 오래 전에 폐쇄된 공장 건물처럼 창문이 깨져 있다. "Love Today", "사랑에 빠진 딸기", "Bling Bling" 등 CF를 통해 익숙한 그녀의 목소리와는 영 딴판의 분위기다. 그녀가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문자왔숑'이라는 효과음은 나올 것 같지 않다.
타루의 2집 앨범은 우울하고 슬프다. 그리고 진지하고 대중적이다. 인트로를 여는 현악 편곡은 여느 '발라드 가수의 가요 앨범'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이어지는 "지금이 아니면"과 "Love Me"는 어쿠스틱 기타가 주도하는 곡들인데, "Love Box" 같은 곡은 더 멜로디 시절의 타루의 목소리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때보다 덜 상큼하고 더 애절하다.
네 개의 버전으로 수록된 "여기서 끝내자"는 본격적 발라드 넘버다. 짙은이 보컬 피처링을 하고 에피톤 프로젝트가 편곡으로 지원사격을 하는 가운데, 고음의 절창을 포함한 타루의 '가창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2010년 에피톤 프로젝트가 한희정과 함께 만든 "이화동"에 이어 '뽕끼'를 최소화한 인디 발라드의 특정한 양식을 환기하는 것처럼 들린다. 실연 뒤의 새로운 사랑을 꿈꾸고 있는 청춘이라면 (보너스 트랙을 제외한) 마지막 트랙인 "내 사람"의 몽환적 화성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다. 한편 중반부의 세 트랙들인 "아이스크림가게, 팬시보이", "이슈", "말해줘요"는 타루의 발랄하고 깜찍한 목소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면 반길 곡이고, 이중 뒤쪽 두 곡의 가사는 그녀의 정치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충족 혹은 설득할 것이다.
그런데 이른바 '앨범의 완성도' 측면에서 무언가 허전한 게 있다. 하지만 '완전 리얼'이라는 뜻의 앨범 타이틀은 그 완성도라는 게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 같다. 화장과 코디가 많았던 사람이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보여주는 프로젝트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사람을 조로하게 만드는 한국식 나이 계산법이 조금 우습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녀도 이제 '서른 즈음에' 있으니까. 20110731
신호미 homey81@gmail.com | contributor
album rating:
* 출처: http://music.naver.com/album/index.nhn?albumId=199125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단]
서정민갑 - ★★☆ 너무 익숙한 슬픔, 가창력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컨텐츠다.
차우진 - ★★★ 달콤하고 관습화된 팝 멜로디가 겨냥하는 보편성과 대중성.
이광훈 - ★★★ 물기 머금은 감성이 똑하고 떨어지지 않고 맺혀있다. 발라드 일색인게 흠.
성우진 - ★★☆ 앨범이라 부르긴 애매한 구성, 곡들도 발라드형 여가수나 신인들과 변별력이 없어져 안타깝다.
이호영 - ★★★☆ 가수가 누군지 궁금하지 않은 앨범. 이런 사운드 어디서 많이 들었다.
[오늘의 뮤직 네티즌 선정위원단]
김정호 - ★★★ "여성 뮤지션"이 자작곡으로 앨범을 가득 채웠다는 사실만으로 주목 받는 시절은, 끝난지 오래.
김동인 - ★★☆ 감성을 끌어내기 위한 너무 진지한 전투태세가 때때로 반작용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윤형석 - ★★★☆ 한층 깊고 어두워진 재료들을 내면에서 끌어와 더 단단하게 응고시킨 소리의 벽.
정희웅 - ★★☆ 리얼한 현실이란 때론 꾸며낸 환상보다 지루하다.
김다래 - ★★★☆ 자신의 특기 대신 성숙함과 깊이를 선보이자 그녀의 보컬이 비로소 전달되기 시작했다.
** 두괴즐
타루의 2집 앨범입니다. 듣기 괜찮긴 한데, 정규앨범이라고 하기엔 뭔가 아쉬운 구성이긴 합니다.
참고로, 저는 짙은과 함께 부른 '여기서 끝내자'보다는 밴드버전이나 솔로버전이 더 좋게 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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