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혁명

[밑줄] 박상훈,『정치의 발견』

두괴즐 2011. 8. 8. 19:55

 


정치의 발견

저자
박상훈 지음
출판사
폴리테이아 | 2011-01-24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정치에서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학 강의.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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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박상훈,『정치의 발견』, 폴리테이아, 2011.



 정치 없이 인간 사회의 평화와 안전, 복리를 이룰 수 없고, 정치 없이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진작시키기 어렵다.(···) 그런데 정치는 한편으로 공동체에 대한 이상을 말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 그것을 위해 구성원들에게 복종과 의무를 부과해야 하기에, 필연적으로 강제력에 기초를 두게 된다.(···) 정치는 이상적인 공동체를 지향하면서도 그것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서 강제력이라는 요소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 26


 알린스키는 “의사소통은 청중의 경험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타인의 가치관을 온전하게 존중해야 한다”라는 점을 누구보다 강조했다. 사람들의 경험 세계 안에서 수용되기 어려운 언어를 반복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저 사람은 운동권이라 그래’라는 정형화된 이미지를 갖게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 했다.

 알린스키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익숙한 경험이 주는 안전함으로부터 갑작스럽게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의 경험에서부터 새로운 방식으로 나아가기 위한 다리를 필요로 한다.” 좋은 정치가나 제대로 된 조직가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다리를 놓기보다 그들을 계몽하고 가르치려는 방법으로 실천하는 것은 대중을 멀어지게 만들 뿐이다. 51-52


다른 하나는 근본주의적 태도에서 비롯되는 문제다. 수강자 가운데 한 사람이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잘 알려진 대학교수의 비정규직 관련 강연 내용을 소개하며,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 강연의 요지는 “비정규직의 근원은 자본주의에 있다. 자본주의가 있는 한 비정규직 문제는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자본주의다. 비정규직의 고통을 완화하려는 제도 개선 투쟁을 해봐야 별거 없다. 자본주의 철폐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내 대답은 이랬다. 이런 종류의 좌파들은 체제에 모든 책임을 돌리고 현실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중시하지 않는다. 그래봐야 자본주의만 정당화해준다며 개혁을 부정하는 사람도 가끔 본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이념을 정당화하기 위해 늘 타인의 고통을 필요로 한다. 대중이 더 고통스럽고 박해받아야만 자신과 같은 좌파들의 존재가 빛난다는 사실을 그들은 무의식중에 드러낼 때가 많은데, 참으로 곤란한 일 아닌가 한다. 54-55


 ‘직접성’의 가치는 대의 민주주의를 튼튼하게 발전시키면서 그 기초 위에서 다양한 시민 참여의 실험과 제도를 창조적으로 모색하고 보완해 가자는 관점에서 접근해야지, “대의제와 선거 민주주의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고 직접 민주주의와 추첨제가 진짜 민주주의”라고 보는 것은 현실이 아닌 신화를 붙들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진보도 좋은 정당이 되어야 하고 집권해서 통치자가 되어야 한다. 권력을 선용할 수 있는 정치 이론도 발전시켜야 한다. 유능한 정치 엘리트를 배출해야 하고 그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지지자를 대규모로 결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 정당들은 바로 이런 과제를 개척하고 실현하는 데 다른 무엇보다도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97


 정치체제의 한 유형으로서 직접민주주의는 엄밀히 말해 존재하지 않으며, 현실의 민주주의는 모두 대표를 뽑고 그에 책임을 묻는 대의 민주주의로 이루어진다. 114


 정치는 인간이 천사가 되지 않는 한 언제나 꼭 있어야 하는 불가피한 것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길은 정치를 선용하는 방법을 찾는 데 있지 정치 없는 세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139


 진보가 싸워야 할 대상은 보수만이 아니다. 오히려 반민주적 좌파 내지 혁명적 좌파와의 싸움이 더 힘들고, 이 싸움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민주주의하에서 진보는 성장, 집권하기 어렵다. 반민주적 좌파는 기존의 정치체제, 현존하는 민주주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이 개혁이나 정치 참여를 받아들이는 경우는 혁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때, 즉 기존 체제의 한계를 보여 주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할 때뿐이다. 반면 민주적 좌파는 노동자나 서민들의 삶의 조건을 끊임없이 개선하고자 하며, 따라서 정치 참여와 개혁, 타협을 끊임없이 모색한다. 반민주적 좌파는 인간을 신뢰하지 못하는데, 그래서 그들은 정부에 참여하면 타락하고 부패하고 권력을 탐닉할 것이라 여긴다. 현실의 민주주의가 타락과 부패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하더라도, 그 속에서 인간 정신이 빛날 수 있다는 생각을 그들은 하지 못한다. 141


 불평등의 원리로 조직된 시장 메커니즘이 생산적 자원의 분배와 할당을 지배하는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 평등화의 가장 강력한 기제는 민주주의이고 그것을 실현하는 것은 정치적 평등의 원리에 따라 조직된 민주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정치와 국가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현실의 불평등 체제를 안정화시키는 데 기여하기 쉽다. 146-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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