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극우 민족주의자에 의해 발발한 '7.22 노르웨이 테러' 앞에서
제가 우리나라의 미래가 되었으면 하는 국가 중 하나가 바로 '노르웨이'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충격적인 테러가 일어났습니다.
극우적인 성향의 민족주의자가 테러범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노르웨이 사회를 바꾸고 싶었"기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고, "잔혹했지만 필요했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한 국가 모델인 노르웨이가 그의 눈에는 도대체 어땠던 것일까요?
그는 자신을 "보수적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며, 이슬람을 비롯한 외부의 인종 및 문화에 극렬한 적대심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노르웨이 사회는 많이 알려져 있듯이 열린 사회입니다. 민족과 국민이라는 이념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그 못지 않게 인류애적 개념을 중요시합니다. 이를 관념적으로만 가지고 있는 것이아니라, 정책과 실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는 국가이지요.
저는 이런 사회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미래가 되었으면 하고 바랐던 것입니다. 하지만 테러범은 이러한 국민적 태도가 자신의 사회를 위태롭게 한다고 믿었습니다. 대부분의 희생자가 되었던 청소년들은 이러한 가치관을 중시하는 노동당의 캠프 참석자들이었습니다. 화를 겨우 면했던 한 참석자는 "우리는 더 나은 사회를 고민하고, 만들기 위해 모였다고 화를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테러범은 자신의 행위를 "노르웨이를 위해서 벌인 혁명"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극단적인 자가 될 수 있는 것일까요.
그가 그렇게나 극렬한 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기독교 본질은 바로 '사랑'입니다. '원수'조차도 사랑하라고 가르쳤던 분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오른빰을 때리면, 왼빰도 맞는 사랑, 속옷을 훔쳐가면 겉옷도 주는 사랑,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전 재산을 나눠주는 사랑. 바로 그것이 기독교의 가르침입니다. 어떻게 무고한 사람을 무자히하게 살상해 놓고,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그에게 사랑이 아닌 살상을 가르친 '기독교'는 도대체 누구의 종교인가요?
그저 한 미친 놈의 소행이라고 하며 넘겨버리면 쉽겠지만,
이를 계기로 '기독교' 사상의 본령을 되묻는 일이,
극우의 위험천만한 발상에 대한 경계가,
그리고 사람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대한 신뢰와 고민(혹여나 소외되어 상처받아 극단적 보복의 씨앗이 되는 사회적 토양)을 많이 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더 이상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희생자들에게 명복을,
그 가족과 친구분들에게는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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