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감상

[앨범리뷰] Arctic Monkeys - Suck It And See [2011]

두괴즐 2011. 7. 8. 10:42


[앨범리뷰] Arctic Monkeys - Suck It And See [2011]




* 출처: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23036&bigcateidx=1&subcateidx=2&mrbs=1&history=1


악틱 멍키스(Arctic Monkeys)
Suck It And See
2011
7월 끝자락에 열리는 지산 밸리 록 페스티발에 북극 원숭이들이 출몰한다는 소식이 퍼진 후 벌써부터 뛰어놀 준비를 하는 음악 팬들이 많을 줄로 안다. 그런데 정작 판이 벌어진다면 발을 구를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들이 비교적 얌전해진 모습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세 번째 정규앨범인 < Humbug >는 그룹의 디스코그래피 중 성장에의 욕구가 가장 강렬히 반영된 작품이었다. 1집과 2집에서 보여준 질주하는 록 넘버 대신 비비 꼬아놓은 듯 음울한 색채를 띠던 음악은 악틱 멍키스에 대한 팬들의 인식을 '생기를 잃은 밴드', 혹은 '성장하고 있는 밴드'로 양분해놓았다.

호불호가 갈린 두 팬층을 모두 잡으려 한 듯, < Suck It And See >는 이전의 세 작품에서 볼 수 있던 각각의 성질을 함께 지니고 있다. 그 외 새로운 점 한 가지는 브릿팝에서나 접할만한 '온기'가 추가되었다는 것(신보가 띄는 가장 뚜렷한 색깔이다). 'She's thunderstorms', 'Black treacle', 'The hellcat spangled shalalala'와 같은 곡들이 그런 트랙들이다. 곡별 개성이 뚜렷함에도 앨범의 틀 안에서 엇나가지 않는다는 것은 눈여겨볼 만한 성과다.

다만 노래 하나하나가 예전만 못하게 들린다는 것이 흠이다. 싱글로 낙점된 'Don't sit down 'cause I've moved your chair'는 에너지 넘치는 곡이지만, 골든 레퍼토리인 'The view from the afternoon'이나 'I bet you look good on the dancefloor'에서 느꼈던 짜릿한 맛까지는 느껴지지 않는다. 'The hellcat spangled shalalala'역시 마찬가지, 'Fluorescent adolescent'만큼 멜로디컬하지는 못하다. 

무대 위 주력 레퍼토리로 기능할 것 같은 'Brick by brick'의 경우는 스트레이트하지만 답지 않게 촌스러운 전개가 불편하게 와 닿고 9번, 10번 트랙은 아예 존재감조차 없는 비-사이드(B-side)트랙처럼 들리기까지 한다. 밴드의 변화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앨범이라 흡족하기는 한데, 그 완성도가 성에 찰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비범하다는 평가가 이미 나버린 밴드에게서 범작을 접한다는 것은 꽤나 기운 빠지는 경험이다.

돌이켜보면 언제나 그랬다. 완벽하다는 칭송을 받던 데뷔작에 대해서도, 비슷한 호평을 추수한 소포모어 앨범에 대해서도 항상 '좋은 음악이긴 한데 그 정도는 아니야'라는 냉정한 평가가 뒤따랐다.

이번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1집 이상의 평점을 매긴 곳도 있을 만큼 해외 매체들은 대부분 'extremely great'라는 칭찬으로 신보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있지만, 트랙들의 완성도를 놓고 봤을 때 < Suck It And See >는 변화를 넘은 '진화'라는 수식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은 아니다. 영국발(發) 북극 원숭이 현상의 미스터리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음을 이 앨범을 통해 다시금 확인한다.

-수록곡-
01. She's thunderstorms 
02. Black treacle
03. Brick by brick
04. The hellcat spangled shalalala 
05. Don't sit down 'cause I've moved your chair 
06. Library pictures
07. All my own stunts
08. Reckless serenade
09. Piledriver waltz
10. Love is a laserquest
11. Suck it and see
12. That's where you're wrong 
2011/06 여인협(lunarianih@naver.com)





* 출처: http://www.scatterbrain.co.kr/headline/8089


Arctic Monkeys – Suck It and See

ALBUMSHEADLINEREVIEW명예의 전당 — BY 로그스 ON 7월 4, 2011 AT 11:39 오전 

>> 아티스트: 악틱 멍키스Arctic Monkeys
>> 타이틀: Suck It and See
>> 레이블: Domino
>> 발매년도: 2011

평점: 87% 


| 명예의 전당 |

오아시스Oasis와 악틱 멍키스Arctic Monkeys는 각각 90년대와 2000년대를 대표하는 데뷔스토리였다. 1994년의 Definitely Maybe가 수많은 영국매체의 하이프와 함께 역사상 가장 빨리 팔린 데뷔앨범이 되었듯이, 2006년의 Whatever People Say I’m, That’s What I’m Not 또한 수많은 영국매체의 하이프와 함께 역사상 가장 빨리 팔린 데뷔앨범이 되었다. 두 밴드는 모두 영국의 락앤롤을 책임질 밴드라는 역사적 사명을 받고 태어난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사명에 대해 두 밴드의 대응은 완전히 달랐다. 오아시스가 첫 트랙부터 “내가 오늘 락앤롤 스타다!”(“Rock ‘n’ Roll Star”)라고 선언하며 하이프에 완전히 올라타는 모습이었다면, 악틱 멍키스는 첫 트랙부터 “기대를 하면 실망하게 되잖아”(“The View from the Afternoon”)라며 하이프 풍선에 바늘을 푸욱 꼽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리암 겔러거Liam Gallagher가 악틱 멍키스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이유는 – 리암이 호의적인 밴드가 많지는 않지만 – 자신처럼 거만한 락앤롤스타 포스를 풍기지 못하는 악틱 멍키스의 소심한(?) 모습도 한 몫했을 것이다.

두 밴드의 이후 커리어를 살펴보면 이러한 차이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오아시스는 수많은 락앤롤 앤썸anthem을 써내면서, 그들에게 주어진 그리고 그들이 직접 선택한 락앤롤 스타로서의 사명을 충실히 이행했다. 하지만 악틱 멍키스는 자신들에게 기대되는 사명을 이행할 생각이 없었다. 10대에 얻은 스타덤에 우쭐할 법한데도, 이들은 공연에서 과장된 몸짓이나 락앤롤스타의 위엄보다는 가만히 서서 연주와 노래자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목을 끌만한 의상보다는 티셔츠에 청바지(혹은 광대 의상)을 즐겨입었고, 리암 겔러거처럼 인터뷰에서 독설을 쏟아내지도 않았다. 오히려 인터뷰나 미디어의 관심을 가능한 피하려고 노력했다. 오죽하면 데뷔앨범의 타이틀이 “사람들이 뭐라고 나를 말하든, 난 그런 사람이 아니야”겠는가. 이들은 사람들로부터 주어진 사명에서 벗어나고자했다.

악틱 멍키스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기대를 하나씩 피해가며 스스로 선언한 모토를 충실히 이행했다. 데뷔앨범이 나온지 1년만에 나온 Favourite Worst Nightmare의 첫 싱글 “Brianstorm”은 따라부를 수 있는 코러스 파트도 없이 팔 여덟개 달린 괴물이 드럼을 치는 노래였고, 2009년 레딩/리즈 페스티벌 헤드라이너 공연에서는 1, 2집 수록곡을 최소화하고 Humbug의 거의 전곡을 연주함으로써 당연히 베스트 싱글을 중심으로 셋리스트를 꾸밀거라 예상했던 팬들의 기대를 단번에 무너트렸다. 이렇게보면, 악틱 멍키스가 음악을 바라보는 관점은 분명 오아시스보다는 라디오헤드Radiohead에 닿아있다.

이쯤되면 악틱 멍키스가 1집의 재탕을 통해 상업적 성공을 재현하는 것에 별 관심이 없는 친구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이들이 라디오헤드의 Kid A처럼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지는 않았지만, 악틱 멍키스의 앨범들은 꾸준히, 자연스럽게  한걸음씩 자리를 옮겨왔다. Whatever People Say…가 날카로운 리프와 랩에 가까운 알렉스 터너Alex Turner의 빠른 노래로 대표되었다면, Favourite Worst Nightmare는 어둡고 묵직한 사운드와 “505″같은 실험적 스타일의 곡이 전체적인 앨범의 스타일을 규정했다. 조쉬 옴므Josh Homme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3번째 앨범 Humbug에서는 크림Cream닉 케이브Nick Cave의 영향을 받아들여 거칠고 남성적인 사운드로 변모했다. 이들이 3집투어에서 가죽잠바를 입고 머리를 기른채로 등장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자, 그리고 여기에 4번째 앨범 Suck It And See가 있다. 크림, 닉 케이브를 들으면서 Humbug가 나온 것이라면, 이들이 어떤 앨범을 들으면서 앨범 작업을 했는지가 앨범의 정체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알렉스 터너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제가 정말로 실력있는 송라이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음악을 들었어요. 존 케일John Cale조지 존스George Johns진 클락Gene Clark 같은 아티스트들 말이죠.” 그리하여 탄생한 Suck It and See는  알렉스 터너의 말대로 핵심적인 ‘송라이팅’에 집중한 앨범이다. 악틱 멍키스 특유의 날카로운 기타리프는 리버브가 잔뜩 걸려 음의 시작과 끝을 구분하기 어려운 아이스크림 사운드가 되었고(“Piledriver Waltz”), 곡을 격렬하게 이끌고나가던 리듬파트는 개성있게 곡을 빛내면서도 충분한 여백을 남겨놓는다(“The Hellcat Spangled Shalalala”). 이러한 변화때문에 생긴 빈 공간의 중심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발라드를 부르는 알렉스 터너가 서있다.

송라이팅에 집중하겠다는 그의 공언대로, 알렉스 터너는 사이드 프로젝트인 라스트 섀도우 퍼펫츠The Last Shadow Puppets나 최근 작업했던 Submarine OST에서 갈고 닦은 송라이팅 실력을 Suck It and See에 쏟아부었다. 타이틀 곡 “Suck It and See”를 들어보자: 컨츄리 발라드곡에 가까운 단촐한 구성위에서 알렉스 터너는 멜랑꼴리한 목소리로 “I poured my aching heart into a pop song(난 나의 아픈 마음을 팝송으로 만들었어)”라고 노래한다. 알렉스 터너는 이미 “Cornerstone”의 마지막에서 파열음으로 끝나는 단어의 끝을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발음함으로써(“wan-t”) 부드러움과 여운을 동시에 가져오는 트릭을 사용한 바 있는데, 이 트랙에서도 그러한 트릭이 여러번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 이미 Submarine OST에 실렸지만, 밴드버전으로 다시 실린 “Piledriver Waltz”는 제이미 쿡Jamie Cook의 멋진 기타사운드가 추가되며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를 머금었다. ‘왈츠’라는 제목답게 3/4박자, 6/8박자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며, 중간에 4/4박자로 변박을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색함을 느낄 수 없는 훌륭한 곡이다. 1집의 “A Certain Romance”와 유사한 느낌을 주는 마지막 트랙 “That’s Where You’re Wrong”은 환상적인 멜로디는 차치하고라도 베이스와 기타의 상호작용을 듣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그렇지만 앨범의 하이라이트는 “Reckless Serenade”이다. 베이스 리프와 알렉스 터너의 노래로 단촐하게 시작하는 이 곡은 기타와 드럼이 들어오면서 발라드와 락앤롤의 황금비율을 만들어낸다. 특히, 멋진 기타솔로와 창조적인 베이스 라인, 자유롭게 그루브를 만드는 드럼, 부드러운 멜로디가 혼합되는 후반 30초는 각 멤버들의 개성이 유지되면서도 하나가 되는, 마치 지구수비대의 땅, 불, 바람, 물, 마음이 하나가 되어 캡틴 플레닛이 출동하는 듯한 위엄을 보여준다. 각 멤버들의 연주실력과 음악적 완성도가 어느 정도의 경지에 이르렀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Suck It and See가 다양한 사운드 팔레트, 전체적인 유기성 측면에서 흠 잡을데 없는 멋진 앨범이지만,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악틱 멍키스가 원래 잘하는 격렬한 트랙들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본 앨범에서 이전 앨범들에 실렸어도 무방한 트랙을 꼽자면, “Brick by Brick”, “Don’t Sit Down ‘Cause I’ve Moved Your Chair”, “Library Pictures” 정도를 들 수 있는데, 발라드곡들 사이에서 좀 다른 색깔을 내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딱히 특징을 찾기 어려운 트랙들이다(“Don’t Sit Down…”을 첫 싱글로 정한 것은 앨범의 대표성 측면이나 곡 자체의 퀄리티 측면에서 좋지못한 선택이었다). “Fluorescent Adolescent”나 “Cornerstone”같이 악틱 멍키스의 부드러움 또한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앨범의 다른 멋진 곡들로 충분한 보상이 되겠지만, 초기의 날카로움을 기대했던 이들이라면 좀 실망스러울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When the Sun Goes Down”과 “Brianstorm”이 있지 않은가?

악틱 멍키스는 결코 한 자리에 머물러있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한번도 음악적 실패를 하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변화하면서도 준수한 앨범을 만든다’, 이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바로 그 점때문에 하이프가 끝난 지금도 사람들은 여전히 악틱 멍키스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2000년대 중반을 주름잡았던 그들의 동료 기타밴드들 중 대부분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지금, 악틱 멍키스는 음악적 변화를 시도하는 동시에 4연속 차트 넘버원 앨범을 거머쥐며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 더욱 탄탄해졌다. 아직 20대 중반밖에 되지 않은 이들의 음악적 여정이 앞으로 어디를 향할지, 정말로 흥미롭다.

>> 추천트랙: Black Treacle, The Hellcat Spangled Shalalala, Reckless Serenade, Piledriver Waltz, Suck It And See, That’s Where You’re Wrong

* p.s.) 앨범의 타이틀 Suck It and See는 언뜻 보면 성적인 뉘앙스가 풍기지만, 영국 구어로 “한 번 시도해보다”라는 뜻이다. 이런 오해때문에 미국에서는 앨범커버가 가려진채로 진열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밴드는 타이틀이 그렇게 오해될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해보지 못했다고한다. 이건 참 멍청한건지, 어쩐건지. 하긴 앨범 타이틀 후보가 “The Rain-Shaped Shimmer Trap”(이건 뭔 말인가), “The Thunder-Suckle Fuzz Canyon”(이건 또 뭔 말인가), “The Blondo-Sonic Rape Alarm”(이것도 커버가 가려진채 진열되었을 듯), “Thriller”(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과 동일한 타이틀을 붙이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였다는 걸 보면 그나마 가장 나은 결정이었다.

* p.s.2) 하지만 저런 앨범커버로는 그냥 가려진채로 진열되어있는게 판매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 출처: http://www.weiv.co.kr/review_view.html?code=album&num=3013


힘들여 힘 빼기 

악틱 멍키즈(Arctic Monkeys)는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상당히 성실한 밴드다. 2006년,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했던 이 청년들은 데뷔 앨범 [Whatever People Say I Am, That's What I'm Not](2006)이 발매된 이후 2011년의 신보까지 포함해 석 장의 정규 앨범을 더 내놓았고, 그 외에 라이브 앨범과 EP도 발매한 바 있다. 그에 더해 밴드의 보컬 알렉스 터너(Alex Turner)는 악틱 멍키즈 활동 외에도 더 라스트 섀도우 퍼펫(The Last Shadow Puppet)이나 영화 [Submarine](2010)―국내에는 개봉되지 않았다―의 사운드트랙 같은 번외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데뷔 앨범의 예기치 못한 성공 이후 그들의 성실한 음악적 행보는 '예술적인 어떤 것'을 찾으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두 번째 앨범 [Favourite Worst Nightmare](2007)에서는 밴드의 스케일과 범주를 더 확장하려는 노력을 보였고, 세 번째 앨범 [Humbug](2009)에서는 좀 더 정제되고 내면화된 모습을 보여주며 대중적 밴드의 모습보다 그들이 지향하는 예술적/작가적 이상에 더 다가가려 했다. 여태까지의 이러한 맥락 안에서 악틱 멍키즈의 신보 [Suck It and See](2011)는 전작에서 밴드가 쌓아온 예술적 이미지에 대한 굳히기 전략으로 보인다. 

앨범의 분위기는 밴드의 전반기라고 할 수 있는 1, 2집 때의 가볍고 활기찬 느낌보다는, 전작인 3집과 알렉스 터너의 영화 사운드트랙 작업의 스타일과 더욱 맞닿아 있다. 2집 때부터 함께 해온 프로듀서 제임스 포드(James Ford)와 함께한 이번 앨범은 '더욱 빈티지한' 스타일의 프로듀싱을 지향하며 제작되었다. 앨범 발매에 앞서 공개된 "Brick by Brick"은 위에서 설명한 빈티지한 사운드를 잘 보여준다. "Library Pictures"가 활기찬 기운을 약간이나마 보여주지만 예전만은 못하고, 영화 [Submarine]의 사운드트랙으로도 수록되었던 "Piledriver Waltz"는 담백한 록발라드 넘버다. 몇 곡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록곡이 이처럼 담담하고 절제된 느낌이고, 보다 성숙해진 보컬로 내뱉는 가사는 재치 있고 감성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담담하고 절제된 분위기의 앨범을 밴드의 '내적 성숙' 혹은 '작품성', '예술성' 등의 증진이라는 결과로 치환하기는 힘들다. 물론 그러한 변화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음악들 자체는 너무 빈티지해서 오히려 촌스럽고, 너무 힘을 뺀 나머지 무기력하다. 이게 위에서 언급했던 굳히기 전략이라면 진지해졌다는 느낌을 줄 수는 있기에 어느 정도 그 의도는 달성했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기대했던 그들의 모습이라고 하기엔 너무 심심하다. 작전상 힘을 뺐더니 정말 무력해져버린 걸까.  20110625 

P.S. 여담이지만, 이 앨범의 커버 아트워크는 NME에서 뽑은 'The 50 Worst Album Covers Ever' 중 하나로 꼽혔다. 동의한다. 


이재훈 jaych249@gmail.com | editor

 album rating






* 출처: http://music.naver.com/todayMusic/index.nhn?startDate=20110624



성장하고 진화하는 : Arctic Monkeys의 [Suck It And See]

인디 록과 포스트펑크 신을 뒤흔들며 인터넷을 달구었던, 21세기 영국이 배출한 최고의 밴드 중 하나인 악틱 몽키스 역시 진화 중이다. 2번째 앨범부터 꾸준히 파트너쉽을 지속해온 제임스 포드와 다시 손잡은 밴드는 '올드스쿨' 사운드를 바탕으로 보다 낭만적이고 섬세한 감성과 풍요롭고 탄탄한 멜로디를 담은 4번째 앨범을 선보였다. 전작에서 보인 변화의 강한 징후는 보다 구체화되어 이 앨범에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마치 거칠게 질주하던 소년의 날카롭던 눈빛에 어느덧 자각과 성찰의 기운이 드리워진 것 같은 느낌이라 할까. 그리고 지난 3장의 앨범들이 그러했듯 이 앨범 역시 발매와 동시에 영국 차트 1위를 차지했고 빌보드 14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었다. 

수많은 이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데뷔작의 저돌적 에너지와 남성적 강렬함은 이제 밴드의 정체성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선 듯하다. 여러 곡들에서 들을 수 있는, 퍼즈톤 대신 흡사 쟁글팝을 듣는 듯 찰랑거리는 말끔한 기타 라인과 마시멜로처럼 달콤하고 기분 좋은 선율, 그리고 느른한 여유마저 느껴지는 알렉스 터너의 편안한 보컬은 우리에게 친숙한 악틱 몽키스와는 확연히 다르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스타일의 변화로 인한 혼란스러움은 이 매력적인 음악의 향연 앞에서 '노 빅 딜'이 되어버린다. 사운드의 변화를 보여주는 첫 곡 'She's Thunderstorms'를 비롯하여 아름다운 선율과 유려한 전개가 돋보이는 'Piledriver Waltz'와 'That's Where You're Wrong' 등 반복해 듣게 되는 여러 곡들이 포함되어 있다. (비틀즈의 [The Beatles] 이후 롤링 스톤스나 프랭크 자파 등 여러 아티스트들이 사용해온 '화이트 커버'에는 아무런 감흥이 생기지 않는다.)




*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Suck_It_and_See


Professional ratings
Review scores
SourceRating
Allmusic3.5/5 stars [10]
BLARE Magazine4/5 stars [11]
The Guardian4/5 stars [12]
NME9/10 stars [13]
The Observer3/5 stars [14]
Pitchfork Media7.5/10.0
Q4/5 stars
Slant Magazine4.0/5 stars [15]
Sonar.2.5/5 stars [16]
Spin8/10 stars [17]
Sputnik Music4/5 stars [18]
TMR9/10 stars [19]




** 두괴즐


악틱몽키즈는 제가 별 다른 사전 정보없이 신보가 나오면 바로 구해 듣는 밴드입니다. 그 만큼 기본적으로 괜찮은 음악을 한다는 신뢰가 있지요. 이 번 앨범은 그런 그들의 4번째 정규 앨범입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기대에 못미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너무 곡들이 심심해서 실망했었는데, 듣다보니 또 괜찮더군요. 당대 최고의 밴드인데, 국내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은데 이번 지산 공연에서 그들의 진가를 마음껏 펼쳐봤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