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감상

[앨범리뷰] 센티멘탈 시너리 (Sentimental Scenery) - Soundscape[2011]

두괴즐 2011. 7. 5. 18:47


[앨범리뷰] 센티멘탈 시너리 (Sentimental Scenery) - Soundscape[2011]




* 출처: http://www.izm.co.kr/contentRead.asp?idx=22958&bigcateidx=1&subcateidx=3&mrbs=1&history=1


센티멘탈 시너리(Sentimental Scenery)
Soundscape
2011
노래의 평가기준이 온통 가창으로 쏠려버린 요즘 센티멘탈 시너리는 정반대의 방법론으로 그러한 세태를 달관한다. 보컬이 곡에 미치는 영향력은 단지 확률게임이라 말하듯 각 요소의 조화만으로도 멋진 그림을 그려냈다. 오랜 기간 동안 쌓여온 노하우가 동면 중이었던 잠재력을 깨운 덕분이다.

2006년에 데뷔해 수많은 작업을 거치며 이름을 알렸던 그가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첫 정규작은 자신의 능력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프리템포나 다이시 댄스 류의 일렉트로니카를 뼈대로 하되 우리나라의 정서에 부합하는 멜로디로 대중과의 접점을 찾았다. 이를 통해 장르 특유의 지루함은 없애고 봄에 맞는 활기를 불어넣은 모습이다. 소재의 태생은 일본일지언정, 본인만의 감성을 부여해 자신의 품에서 자라났음을 강조했다.

시기는 좀 이르지만 올해의 싱글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Brand new life'에 그 에너지가 응축되어있다. 타루의 존재감에 중점을 두었던 < Taru >(2009)의 수록곡 '시간의 날개'와 비교하면 철저히 반주의 한 부분으로 쓰임새가 맞추어져있다. 프로듀싱의 목적에 따라 정확히 용법을 구분한 셈이다. 전주의 선율을 타고 흐르는 명징한 키보드가 그녀의 육성과 맞물려 희망 위를 달리는 드라이브 감을 맛보게 한다. 

유사한 노선으로 나아가는 'Heavenly sky'에서는 얇은 스트링의 음조를 재현해 머릿결을 흩날리게 하는 산들바람을 마주하는 느낌을 줌으로서 간격을 두었다. 애틋함으로 환원된 심규선의 간절한 보이스가 압권이다. 음침한 조성의 피아노 루프가 주는 차가움과 파리스 매치(Paris Match)의 미즈노 마리(Mizuno Mari)가 무심하게 내뱉는 따뜻함이 새로운 계절의 도래를 알리는 'Spring breeze'도 그만의 스타일이 묻어나오는 트랙이다. 

이렇게 반복적인 구조로 파생되는 무료함을 한 편의 속도감 있는 영상물과 같은 심상으로 바꾸어 놓는 재주가 대단하다. 더욱이 피쳐링 없이도 그 힘은 온건히 살아있다. 굳이 남의 목소리를 빌리지 않고도 자신만의 서정성을 정제해내는 그의 작법이 숨을 죽인 채 매력적인 덫을 펼쳐놓고 있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Soundscape'이다. 중국 악기인 얼후의 도움을 받은 이 곡은 전통과 트렌드의 결합이라는 의미에서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연주가 김성은이 발하는 옛 정서가 전자음 위에서 아슬아슬 줄을 타며 오묘한 아름다움을 발한다. 마지막을 책임지는 'Finale'는 좀 더 강하고 장중하게 커튼을 내린다. 현악 편곡과 둔탁한 비트가 맞물려 번져가는 스케치가 경량화와는 연이 없음을 내포한다.

가창력 이외의 것들에 대해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를 듣는 이들에게, 그리고 뮤지션들에게 부여하려 고심한 흔적이 가득하다. 사운드 메이킹 자체에 많은 심혈을 기울였고, 그 결과 모두가 공감할 만한 한국형 라운지 음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낸 것이 그 증거다. 이러한 노력의 산물에 단순히 지역이라는 카테고리만으로 묶어놓은 '시부야 케이(系)'같은 죽은 언어를 부여하지는 말자. 감정의 간접경험에 이어 오감발현의 매개체 역할까지 겸하는 그 풍경은 이제 그 낡아빠진 명찰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풍성하고 깊어졌다.

- 수록곡 -
1. Spring breeze (feat. Mizuno Mari of Paris Match) 
2. Tunes of stars (feat. Hee Young)
3. Childhood
4. Brand new life (feat. 타루) 
5. Glory days
6. Heavenly sky (feat. 심규선) 
7. Soundscape 
8. Blingbling (feat. 타루)
9. Ashes of love(Original ver.)
10. Lost paradise
11. Moonlight (feat. Mizuno Mari)
12. Finale 
2011/05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 출처: http://music.naver.com/album/index.nhn?albumId=194678


※ 이 음반은 '오늘의 뮤직'의 2011년 5월 1주 '이 주의 후보작' 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선정위원들의 평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단] 
김홍범- ★★★ 일정한 패턴이라는 약점을 트렌디한 사운드로 채워낸 영리한 앨범. 
배순탁- ★★★ 실력과 센스를 두루 갖췄다. 든든한 바탕 위에 펼쳐진 총천연색 일렉트로니카. 
유정훈- ★★★ 멜로디라인은 여전히 깔끔하고 세련됐지만 비트가 따라가지 못하는게 아쉽다. 
김정위- ★★★☆ 익숙한 걸 뻔하지 않게 느끼게 하는 영민함, 세상을 껴안은 듯 광범위한 스케일이 즐겁다. 
한동윤- ★★★☆ 성숙한 서정성과 아기자기함을 포괄하는 일렉트로니카 판타지. 

[오늘의 뮤직 네티즌 선정위원단] 
장유정- ★★★☆ 몽롱하고도 모호하고 환상적인 음악들이 그림처럼 펼쳐지다. 
한승범- ★★ 장르불문 감성타령은 고민없는 아이돌 음악보다 무서운 법이다. 
김광년- ★★★☆ 음악은 멜로디의 언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박주혁- ★ 가벼운 것도 좋지만 경박하라고는 얘기한 적 없는 데. 




** 두괴즐


EP 때도 종종 듣곤 했었는데, 1집 정규가 나왔네요. 듣기 좋습니다. 산뜻하네요. 조금 아쉽다면, 너무 밝기만 한 느낌이랄까요? 제가 좀 우울한 감성이라;; 다음 작업에는 그런 곡들도 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